소스라치게 추운 계절을 보내다 문득,

길옆 화단에서 작은 새싹을 발견한다.

어제 봄이 오는구나 싶어

벚꽃, 봄바람, 봄노래

봄의 느낌을 스치듯 기억해 낸다.

아,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살랑살랑한 봄을 생각하다니

나는 아직 괜찮은 거구나.

더 이상 나아질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책했는데

살아갈 만한 작디작은 힘은 있는 거구나.

그래, 아직은 괜찮다.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 전승환 에세이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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