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을 멈추면 인생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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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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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인간은 판단하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게다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까지 있습니다. 그렇다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앞에 두고 자신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불교적인 사고에 비춰봤을 때 ‘자신을 부정한다’는 판단에는 합리성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판단은 먼저 괴로움을 낳고 또한 망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붓다의 사고법에서는 진실도 아니고 유익하지도 않은 판단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몰아붙이거나 채찍질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불교에는 방향성을 확인하고 현재에 집중하며 망상하지 않고 행동하는 별개의 격려법이 있습니다. 일부러 자신을 부정해서 분노를 에너지로 만들기보다 훨씬 더 힘을 낼 수 있는 사고법입니다. 어떤 상태에 있어도 자신을 부정하는 판단은 떼어놓아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지요. 예전에 제가 수행했던 선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아침 젊은 수행승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독경 시간에 지각을 했습니다. 그 수행승은 “난 정말 승려로서 실격이군...”이라며 풀이 죽어 있었는데, 고참 승려가 “바보 같은 놈, 지금에 집중해라!”라고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여기서 그 상황에 대한 고참 승려의 이해는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묶여서 현재를 부정하는 것 자체가 마음의 번뇌고 사념이며 잡념입니다. 인생에서 잘못과 실수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다만 그때마다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침울해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자신을 책망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비관하지 마세요. 그런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지금을 주시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며 이제부터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남에게 민폐를 끼쳤을 때는 사태를 올바르게 이해한 다음 죄송하다고 솔직하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요? 지난 과오를 버리고 새로운 과오를 만들지 않는다. 지혜를 깨우친 사람은 선입견에서 자유롭기에 자신을 책망하지 않는다. 마음속도 그 바깥도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라. 다만 그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은 평온함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뛰어나다고도, 뒤처진다고도, 대등하다고도 판단하지 마라. 무슨 말을 듣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도록 하라. 평가, 재량, 판단 같은 온갖 번뇌가 소멸한 경지야말로 평온함이다. 그런 자는 이미 승리한 것이니 남에게 질 일은 이제 없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구사나기 류순 지음 류두진 옮김 p.82~84 * 행복함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돕는 마음과 마음 심리상담센터가 되겠습니다 * |